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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를 닮고 인고와 시간을 담다

현승(賢僧)의 붓이 물과 같이 흐른다. 그리고 자애로운 모습을 묘사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은 구체화하고 형상을 띠어 마침내 달마(達磨)의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주변의 흐름에 따라 고승이 잠시나마 속세와 경계를 긋고 작품에 몰두한다. 지운(志云)의 화풍은 이렇게 시작된다.

구도(求道)를 향한 붓 달마사(達磨士)의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지운은 올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나무자전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6월에도 민족의 아픔이 서린 6·25를 맞아 같은 곳에서 깨달음을 설파했다. 이미 명성이 높고, 찾는 구도자들이 많기에 지운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달마사의 그림에 나타난 붓의 시원한 획은 그의 가르침 또, 발걸음과 닮았다.

지운의 그림에는 거침과 부드러움, 그리고 뚜렷함이 있다. 획 속에 녹아 든 삶의 교훈이 순간 속세를 잊게 한다. 그가 그린 그림에서 나타난 명확함과 여유로움은 그 때문일 수 있다. 속세에 머물되, 이상을 담은 그림이 탄생하게 된 이유, 구도를 향한 붓의 움직임은 그렇게 현대인에게 다가 선다.

때로 작가는 헤아릴 수 없는 번뇌와 욕심을 자신의 그림에 담고, 그리해서 작품에 집착을 버릴 수 없다. 하지만 지운은 그와 같지 않다. 이미 속세와 연(緣)을 끊고 현재를 살기 에 그의 그림은 미련없이 떨어지는 폭포 소리 같다. 달리 보면 거침없는 파고 같이 가슴에 와 닿기도 한다.

‘선화(禪畵)가 삼독(三毒)을 잡다’

불교에서 일컫는 욕심과 화, 그리고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은 지운의 선화를 보며 수그러들게 된다. 욕심을 버리고 화를 누르고, 지혜를 찾아가는 길엔 그의 가르침이 함께 한다. 지금껏 수많은 승려가 달마사의 그림을 그렸으며,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했다. 수행의 경지를 넘어서 결국 지혜와 진리를 얻었음에도 선화(禪畵)의 전승은 계속됐다. 이 같은 이유로 지운 역시 멈추지 않고 속세를 향해 계속해서 현문(賢問)을 던진다.

무더운 여름, 지운이 그린 용(龍)의 풍모는 달마거사와 닮았다. 같은 눈빛과 같은 풍채, 그 상징하는 바도 유사하다. 그가 비록 다른 뜻을 두고 붓을 들었어도 기자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흰색의 화지(畵紙)에 획이 그려지고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듯 지운의 손에게 시작한 작은 움직임은 결국, 깨달음을 향한다. 그 교훈에 조금이나마 다가설 수 있다면 그 시간은 결코 아깝지 않다.

달마의 꿈을 꾸며, 그 형상을 본 이들은 다르겠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이 깊어서일 게다. 지운을 향해 합장을 하고 그 뜻을 소리 없이 묻는 건 스스로가 부족함을 알고 있어서다. 또한, 대답을 듣고자 하지 않음은 이미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맑은 거울과 달마는 잔잔한 물과 같다”

화폭을 앞에 두고 지운이 붓을 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의 그림은 상도 아닌 길바닥에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발자국이 나고, 모퉁이가 뜯기기도 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경계를 넘어선 고승의 마음에 틀이 없고 얽매임도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런 생각을 뒤로하고 화폭에 잠시 손을 짚고 정면에서 지운의 모습을 보려 했다. 시선을 고정했을 때, 시끄러운 주위와 지운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했다. 그리곤, 무색(無色)의 화지에는 기다리던 그림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신이 지은 과오(過誤)를 부정하는 건 이기심의 발로(發露)”라 했던 지운은 여전히 그의 그림을 보러 온 이들에게 불교 공부를 권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불심이 자신을 다잡고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진리를 자연스레 전한다. 여기에 그림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불교가 스스로를 닦는 공부라 여기는 지운은 수선(修善)의 과정을 매일 반복하며 그의 뜻이 그림에 배게 했다. 이 같은 이유로 달마를 보는 구도자들은 사색에 잠기고 잔잔한 호수의 감정을 지니게 된다.

언젠가 지운과 다른 고승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스님은 내게 벼와 수수의 차이를 물었다. 익을수록 고개를 수그리는 벼와 그 반대의 형상을 지닌 수수, 누가 낫다고 섣불리 답을 못했다. 지운을 향해 합장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눈을 들어 그의 달마를 본다. 스님을 만나는 건 언제나 사색을 부른다. 이 때문에 유익하고 구도자의 마음에 잔잔한 물을 흐르게 한다.

조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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