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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당신을 두고 머릿속에선 저울질이 계속됐습니다”

MEDIA N | 감성 위클리뉴스 소개

한 해만 해도 무수히 많은 전시가 기획된다. 덩달아 작가들도 평가 받는다. 그 가운데는 비판도 있고 칭송도 있으며 때로는 조언도 있다. 작가를 향한 쓴 소리는 달갑지 않다. 그건 일반인도 마찬가지이지만…… MEDIA N도 한 해 여러 작가를 만나고 소개하며 인연을 쌓는다. 그러는 동안 같이 비판에 휩싸이기도 하고 때로는 두둔하기도 하며 간혹 비판의 대열에 동참도 한다. 그간 전시회를 오가며 MEDIA N은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의 단편'(첫 번째 ‘쉬운 언어가 사랑받는다.’  두 번째 ‘세상 밖으로 나온 몰입남’)을 게재했다. 이번에는 ‘모 시인에 관한 인터뷰 단상’을 실었다. – 편집자(AJ) 주

2년 전, 양장 입은 중년 여인과 마주했습니다. 지인은 늦깎이로 시인의 길에 들어선 분이라 말을 뗐죠. 미인 소리를 들었을 외모였습니다. 사진과 시를 내밀 때 그분은 제게 없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타인의 시선은 대개 쭈뼛쭈뼛한데 사진 속 관중도 그랬습니다. 긴 머리에 곱게 한복을 입은 모습, 중년 여인은 두 손을 뻗은 채 군중에게 시구를 읊고 있었습니다.

중년 여인은 ‘민족시인’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민족시인’이라 불리고 싶어 했습니다. ‘민족시인’이라 칭할 정도의 작가는 손에 꼽는데 험한 길을 택했다 답했습니다. 시의 배경, 등단 계기, 그간의 일상과 주변 잡다한 이야기로 얼굴을 익혔습니다. 분침은 30분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녀와 ‘민족시인’이란 명칭을 두고 머릿속에서 저울질이 계속됐습니다. 독자에게 소개하기에는 비판의 여지가 있었죠. ‘민족시인을 꿈꾸는 작가’라 하려니 연배와 시 수준이 높았습니다. 흥미도 문제였습니다. 민족시는 대개 서정보다 서사로 시구가 풀립니다. 서정 부분도 딱딱합니다. 그러기에 물기가 없어 고리타분합니다. 그녀의 시도 그랬습니다. 당연히 젊은 독자 사이에 거부감이 생길 터였습니다.

마감이 급한지라 짧은 인사를 끝으로 사무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거리에는 뙤약볕이 내리쬈습니다. 생각은 걸음처럼 빨랐지만 도로변 그늘처럼 간간이 이어졌습니다. 짧은 시간에 작품의 가치를 매기기란 시간을 정해 둔 난제 풀이 같습니다. 마감은 시간을 재촉하고 해법은 쉬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낯선 작가를 독자에게 소개하기가 매번 이렇습니다. 결론은 ‘민족’과 ‘시인’이었습니다. 이유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기대와 인연에 있었던 듯합니다.

기사를 넘긴 뒤 ‘작가’란 직업을 되돌아봤습니다. 속도경쟁과 그들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등단 시기도 그렇고, 그간의 업적도 그렇습니다. 작품 각각에 쏟은 작가의 열의가 때로는 달라 그 차이가 역전되기도 합니다. 더 이상 이룰 게 없다는 소리를 듣는 작가도 방심하는 틈에 졸작을 만듭니다. 반대로 이제 막 걸음을 뗀 작가가 천재성을 발휘하기도 하죠.

기자에게는 칭송이 많아 근접하기 어려운 작가나, 이제 막 등단한 작가 모두 같아야 합니다. 무게감이 다를진대, 기자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그건 문화, 예술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계 거물이나 서울역 노숙자나 기자는 동일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대기업 총수나 중소기업 대표나 같은 자세를 유지하죠. 앞을 못 보는 ‘비판’에는 이렇게 예외가 없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때의 결정이 옳은지를 생각합니다. 평가와 비판을 받는 건 기자가 아닌 글 속의 당사자입니다. 해서 매번 망설임이 생깁니다. 기자가 그린 작가의 모습은 ‘상상’이 아닌 ‘현실’이어야 합니다. 열의가 비판을 넘어선다면 작가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고 열의가 올바르다면 쓴소리는 잦아듭니다. 비판은 이처럼 작가나 기자를 쫓습니다. 그간 인연을 쌓았던 작가들이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길을 걸었는지 알기 어렵지만 서로가 당당하길 바랍니다.

다시금 과거의 작가를 회고합니다. 작가의 ‘산물’이 평가를 받을 때 기자도 함께했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이 있든, 과도할 만한 칭찬이 있든 작가가 받아들여야 할 몫입니다. 문제는 다음입니다. 믿건, 못 믿건 징검다리 역할을 한 기자도 같이 감내합니다. 자신이 그린 작가의 모습이 얼마큼 현실과 부합하는지 오늘도 고민합니다. 혹 지금이 아니라면 미래에 부합하길 희망하면서, 그래서 존경받는 작가로 거듭나길 바라면서 결정의 수레바퀴는 돌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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