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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 연(硯)
조선시대 | 국립중앙박물관

문방사우

필기도구가 마땅치 않았던 과거, 문방사우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금처럼 전화가 없던 시절 서신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붓과 먹물은 필수. 먹을 가는 용도인 벼루는 돌이나 때로는 자기로도 제작됐다.

새겨진 문양

벼루에는 학이나 용 또는 매난국죽 등의 모양이 담겼다. 사용하는 주된 이들이 선비와 같은 지배계급이었던 만큼 그들이 동경하는 동식물로 문양을 새겼다. 사진 속 벼루는 특이하게도 꽃게를 상단과 왼편에 장식했다.

다양성

흔히 커다랗고 무거운 벼루를 떠올리지만 여행 중간 서신을 작성하려면 이동이 편한 크기의 작은 벼루도 필요했다. 아울러 돌로만 제작한 게 아니라 도자기, 옥이나 수정, 비취, 금과 은 등으로도 벼루를 만들어 사용했다.

묵지, 연지

물론 평평한 벼루도 있으나 대개의 벼루는 먹즙이 모이도록 묵지, 연지라는 홈을 냈다. 먹을 가는 벼루 연당 부분에서 이곳으로 먹물이 모였고 붓에 묻혀 글과 그림을 그렸다. 벼루는 무덤에서도 발견되는데 사후 세계를 믿는 이들의 사고관이 담겼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되는 부분으로 무덤의 주인이 평소 애용하던 물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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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상감경대
고려시대 | 국립중앙박물관

거울과 공예

예로부터 선조는 나전경대, 주칠경대, 흑칠경대 등 다양한 형태의 경대를 사용했다. 금은 상감 경대는 막대에 금과 은으로 상감하고 상단 중앙 연꽃무늬 고리에 거울을 걸도록 제작됐다.

당초문과 능화문

덩굴 식물 무늬를 뜻하는 당초문은 공예품 겉면을 장식하는 주된 문양 가운데 하나. 경대는 은으로 식물 줄기를 상감해 모양을 냈다. 어두운 철제에 대비를 이루는 은빛은 경대를 고풍스럽게 한다.

모란꽃

부귀영화를 의미하는 모란은 선조들의 물품에서 자주 보인다. 경대는 꽃들의 왕으로 여기는 모란 무늬로 장식됐다. 새와 모란을 금과 은으로 기다란 철제에 모양 냄으로써 투박할 수 있는 막대를 아름답게 승화했다.

연꽃

거울을 걸도록 만든 걸이 부분은 연꽃 모양으로 제작됐다. 연꽃은 불교에서 귀하게 여겨지는 식물로 제작 당시 사회상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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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속 제도와 법률
아직도 몰상식과 불합리가 사회를 잠식한다.

모자란 인간이 만든 바벨탑

인간이 만든 제도와 법, 악법도 법이라 죽어간 철학자. 하지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 그들의 일생을 좌우하는 제도와 법률...

참사만 있고 책임은 없다

특정 국가의 여전한 신분 제도와 보이지 않는 철벽, 14세기무렵 시작된 유럽의 종교재판, 그 혼란 속 마녀사냥으로 죽어간 숫자는 대략 20~50만명. 무의식으로 받아들인 제도와 법률이 초래한 참사.

지난 18, 19대 국회에 제출된 의안 숫자는 3만건

여전히 4대 성인을 양산중인 사회, 신을 닮았다는 인간은 아직도 불완전한 법률을 제정하고 해석중이다. 그것도 연간 만 번 가까이. 악법도 법이라 따르는 무의식의 존재, 인간. 이에 관한 두둔이 짧게는 그들의 하루, 더 나아가 일생을 좌우했다.

제도와 법률 뒤로 숨은 몰상식

누구나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과 한번의 인생. 당신은 불완전한 제도와 법률로 누군가에게 돌을 던졌다. 이를 인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수백년. 그 와중에 철학자는 죽고 마녀는 화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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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2세
이집트 아비도스, 람세스 2세 신전, 기원전 약 1279-1213년 | 브루클린박물관

장수한 왕

고대 이집트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는 장수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90세까지 이집트를 통치했고 지금도 분쟁이 발생하는 팔레스타인을 두고 전쟁을 벌였다.

석회암 재질

유물은 석회암과 안료를 사용해 파라오, 즉 람세스 2세를 묘사했다. 석회암은 내구성이 좋고 가공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조각 재료뿐 아니라 건축용 석재로 널리 쓰인다. 산호와 조개 등 다양한 생물체의 패각이 쌓여 형성된 석회암은 주로 따뜻한 기후, 또는 열대지방의 얕은 바다에서 굳어져 생긴다.

불멸의 파라오

파라오는 고대 이집트 왕국을 통치하는 왕을 지칭한다. 내세를 믿었던 이집트는 왕이 죽은 뒤에도 영혼이 남아 불멸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통치기간 피라미드를 지어 사후에 지낼 공간을 만들었다. 인간이 아닌 신으로 추앙됐던 파라오는 피라미드 안에서 영원한 권력과 안식을 누렸다.

거대 피라미드

이집트 기자 지구에 가면 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뤄진 거대 피라미드가 발견된다. 벽돌형태로 가공하기 쉽기 때문에 건축물의 바닥이나 기둥으로 사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회암으로 이뤄진 유적이 발견되곤 한다. 대표적인 문화재가 원각사 10층 석탑. 현재도 고급 건축물의 내장재로 사용되며 예술적 가치를 지닌 조각상의 재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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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티르데스의 관
이집트 테베, 기원전 8-7세기 | 브루클린박물관

공포스런 미라

고대 이집트 왕조는 사후 세계를 믿어 죽은 이를 미라로 만들었다. 흔히 붕대로 감긴 시체가 되살아 인간을 좇는 영화가 많은데 실제 시체를 아마천으로 싼 뒤 관에 넣었다. 미라로 된 시체는 공포스럽게도 내장이 모두 제거된 상태로 자신이 죽은 뒤 시체가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작업을 했다.

사자의 서

미라와 함께 발견되곤 하는 유물이 있는데, 바로 사자의 서. 고대 이집트인은 죽은 뒤, 신 오시리스 앞에서 심판을 받고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했다. 사후 세계의 안내서로 여겨지는 사자의 서는 망자가 기억해야 할 내용이 적혔다. 신이란 심판자 앞에 선 망자, 그들은 자신의 심장과 깃털을 무게로 재서 더 가벼워야 영생이라는 기쁨을 얻었다.

망자의 여행

머릿속의 뇌마저 제거 당하고 장기는 단지에 넣어 관과 함께 매장됐다. 발견된 미라의 관은 177.8센티미터, 미라는 154.9센티미터의 크기를 하고 있다. 당시 살았던 이들의 신장도 알 수 있는 유물. 관은 오시리스을 닮았고 관의 겉면에는 망자가 죽은 뒤 여행하는 사후 세계가 그림으로 펼쳐진다.

쇠퇴한 왕조의 유물

관의 주인으로 알려진 토티르데스는 이집트 제26왕조 시기에 살았던 인물로 추정된다. 기원전 664년부터 기원전 525년 사이에 이집트를 다스렸다고 알려진 왕조는 고대 페르시아와 전쟁을 치르며 쇠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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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조선 정조 임금과 신하 정약용의 염원

유럽 성채가 부럽지 않은 문화재

정조와 정약용의 합작품으로 알려진 화성. 장안문과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이 둘러싼 화성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성채로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친위대와 왕권강화

당초 성이 완성되기까지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약용은 과학기술을 적용해 3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성채를 완성한다. 성에는 정조의 친위대를 두어 왕권강화에 한몫을 담당한다.

화성행궁

화성에는 정조 임금을 포함해 역대 왕이 머무는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행궁. 훗날 자신이 왕위에서 물러나면 머물 생각으로 그는 화성에 행궁을 지었다.

현명한 신하

거중기와 녹로 등 축성 장비를 고안해 사용했기에 공사 기간이 무려 삼분의 일로 줄었다. 당시 기록에는 정약용이 공사책임제를 도입하고 공사에 동원된 백성에게 적합한 보상을 제공했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정약용의 합리적 사고방식이 스며든 화성, 중세 유럽의 성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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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
인류의 재앙, 종말을 예고했던 전염병 | 12지신 쥐

죽음의 사자

흑사병은 14세기 유럽에서 창궐한 전염병.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이 죽였다는 공포의 질병은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발병하면서 유럽 전역에 커다란 해를 끼친다.

쥐와 벼룩과 박테리아

병의 원인은 페스트균으로 밝혀졌고, 이는 쥐를 통해 퍼졌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흑사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던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검정 피부

일단, 병에 걸리면 이름답게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을 보였다. 훗날 박테리아에 감염된 쥐의 혈액을 벼룩이 먹고 그 벼룩이 인간을 물면 감염된다고 밝혀졌다. 위생 관념이 부족했던 당시 인류는 전염병으로 잔혹하게 죽음에 이르렀다.

동물과 인간의 동시 감염

동물과 인간이 동시에 감염되는 흑사병은 국가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거나 무역과 같은 교류가 있을 때 전파되곤 했다. 특히 쥐는 인간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로 전염병의 전파 속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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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오는 달밤
나막신, 격지, 목극(木屐), 목리(木履), 목혜(木鞋)

발은 젖고 진흙탕 투성이

지금처럼 운동화, 가죽구두, 장화가 흔하지 않던 시절, 우리 조상은 나무토막으로 신발을 만들었다. 짚으로 만든 짚신은 비가 오는 날 활동을 제약했고 나무신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 나무 가운데 오동나무와 버드나무를 사용한 목신이 가장 최고급. 어두운 밤길, 비라도 내리면 나무신이 절실했다.

그대의 무거움은 여행의 피로

가방과 옷과 신은 가벼워야 한다. 하나, 날개처럼 가벼운 옷가지와 달리 나무신은 발걸음을 늦췄다. 자연스레 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그 쓰임새가 많지 않았다. 나무신은 화(靴), 즉 목이 긴 신발과 달리 짧게 제작했다. 이를 혜(鞋), 리(履)라 불렀다. 말을 타거나 사냥을 하는 북방계 사람들은 화를 주로 신고 농사를 짓는 남방계 민족은 혜나 리를 신었다.

신발도 신분따라 제각각

여성의 하이힐은 또깍또깍 소리를 낸다. 나무신 역시 발이 물에 젖지 않도록 높은 굽을 사용한 탓에 제법 큰 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힘이 없는 백성에게 나무신은 그림에 떡!!. 신분이 높던, 하지만 가난했던 선비들이 애용하던 나무신 때문에 남산골 딸깍발이라는 말도 생겼다.

가죽신은 명품 구두

벼슬을 가진 지배층이나 신던 가죽신은 귀한 물품. 피지배층은 볏짚과 갈대, 미투리 등으로 신을 만들었다. 귀한 가죽과 비단으로 마무리를 한 신발은 지금으로 봤을 때 명품 구두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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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기운아, 물러서라!!
철제 금은입사 사인참사검(鐵製 金銀入絲 四寅斬邪劍)

무림비급(?), 검결까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사인검은 모두 27자 검결(劍訣)이 전서체로 새겨졌다. 악의 기운을 없애려면 양기(陽氣)가 충분해야 하는데 사인검은 무려 그 기운이 네 배. 비결은 칼의 제작 시간에 있다.

양기 충만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뜻하는 간지. 이 둘의 조합은 60갑자를 만든다. 하나의 갑자가 다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60년. 60세에 맞이하는 환갑이 이를 뜻한다. 사인검은 유독 양의 기운이 강하다는 시간에 제작됐다. 십간과 십이지는 각각 양(陽)과 음(陰)이 반복되는데, 사인검은 양기가 충만한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만들어졌다. 여기서 인(寅)은 12 동물 가운데 호랑이에 해당한다.

별빛 품은 검(劍)

사인검에는 검결뿐 아니라, 별자리도 새겨졌다. 북두칠성과 28수 별자리가 그 형태를 보인다. 별자리는 동서남북 네 개의 방위로 나뉘어 7개씩이다. 역시나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사신에 해당한다. 사신은 지금으로 보면 전갈자리, 궁수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와 같은 별자리를 관장했다.

벽사(辟邪)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친다는 의미의 벽사. 사인검은 실제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라기보다 주술적 의미를 담은 칼에 해당한다. 임금이 의장용으로 지녀서 우두머리의 상징으로 삼았다. 검의 양면에 한쪽은 검결, 다른 한쪽에는 별자리를 새겨 잡령을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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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의 관
기원전 305-30년 | 브루클린박물관

신의 이름은 토트

다신교였던 이집트에는 여러 신이 존재했다. 지식과 지혜, 과학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은 토트(Thoth). 그는 동물 머리를 한 형태로 그려지는데 새 가운데 특히 따오기로 보이는 얼굴을 지녔다.

태양신 라의 심장

토트는 이집트에서 태양신으로 여겨지는 라(Ra)의 심장, 또는 혀로 상징된다. 그는 하늘의 여신 누트와 낳은 자신의 자식이 이집트를 다스리게 된다는 신탁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하지만 지혜로운 머리로 이를 방해하려는 태양신을 따돌린다. 여기서 태어난 신이 오시리스와 세트다.

지혜와 지식의 상징

지식과 지혜를 상징하는 토트는 사자의 서에서 기록을 담당하는 서기관으로 그려진다. 고대 이집트 문자를 발명한 뒤 인간에게 주었다고도 전해지는 토트는 이집트 전역에서 숭배됐다.

동물의 관

고대 이집트는 발견된 유물처럼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미라로 만들었다. 따오기 모양의 관은 지식과 지혜의 신 토트의 영향으로 보인다. 금과 은, 수정을 사용한 관은 세밀하면서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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