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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비장전
국립중앙박물관 | CREATED BY MEDIA N 2023. 5.14.
고전 속 꽃뱀과 꽃사슴
배비장전은 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진 사건의 소설로 여색을 가까이 하면서 고생을 하는 배비장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이야기. 여기서 등장하는 여색의 이름은 애랑, 그녀를 굳이 오늘날 표현으로 일컫자면 꽃뱀. 유흥비로 자신의 이빨마저 탕진하는 배비장은 경치 좋은 제주도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방자와 육방관속
꽃뱀 곁에는 기둥서방이나 꽃사슴도 존재하는 법. 이런 '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애랑의 짝패라 할 수 있는 방자나 육방관속이 등장한다. 여기서 방자란 춘향전에도 나타나듯 지방 관아의 심부름꾼을 가리킨다. 육방관속은 지방 관아의 하급관리로 이방, 호방, 예방, 병방, 형방, 공방이 이에 속한다. 크게 보면 궁중의 이조판서, 호조판서, 예조판서, 병조판서 등이 존재하는데 이와 체계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풍자와 신세한탄
유명 고전 소설에서 방자 대부분이 남성으로 등장하나 실상은 여성 방자가 존재했다. 이들은 궁궐에서 궁녀의 심부름꾼으로 일했는데, 이를 보면 궁녀보다 신분이 낮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신분이 낮은 만큼 불만도 쌓이고 억울한 일도 당하는 법.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가진 반발심이나 신세한탄은 풍자 소설의 형태로 드러난다. 세상 물정에 어둡고 순진했던 배비장을 상대로 꽃뱀과 짝패들은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사뭇 다른 결말
소설의 결말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역시나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존재한다. 보통 불행한 귀결이 더 유명하기에 배비장이 결국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꽃뱀의 계략으로 망신을 당하는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결말에서 결국 배비장이 지방 관아의 현감으로 부임하며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여기서 '현'이란 조선시대 최소 지방행정구역으로 현감은 종6품 관직에 해당한다. 오늘날도 유흥 목적에 인생과 재산을 탕진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과거 역시 다를 바 없었다.